안녕하세요, 지난 11월에 진행된 '2025. 노원청년성장프로젝트 청년활짝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 마음을 이야기해주세요.

 🐥유정 | 안녕하세요, 저는 취업 준비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시기였어요.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마침 청년활짝 네트워크에서 가평으로 떠나는 프로그램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순간 ‘이건 꼭 가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죠. 스스로는 떠나고 싶어도 어디로 갈지조차 정하기 어려웠던 때라, 누군가가 기획해주는 여행은 그 자체로 큰 위안이었습니다. 가평의 자연, 좋은 사람들과의 식사,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마주하는 시간이 제게는 예상보다 깊은 회복이 되었어요. 돌아보면, 그날의 선택은 꽤 오랜만에 제 자신에게 준 선물이었던 것 같아요.

 🧸지희 | 안녕하세요! 저는 직장과 학업을 함께 병행하던 시기라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꽤 지쳐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지역 청년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 잠깐은 멈춰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풍경 속에서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번 활동을 참여하며, 방문한 공간에서 처음 딱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유정 |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하자마자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 와닿았어요. 버스 안에서 멀미를 조금 해서 더 그랬는지, 처음 들이마신 숲의 공기는 차갑고 맑아서 마음이 단번에 환기되더라고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풍경보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였어요. 여러 연령의 사람들이 맑은 가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속에 저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진 한정식 식사에서는 눈과 입이 동시에 즐겁고, 양조장에서의 막걸리 만들기 체험은 손끝의 감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오감을 모두 깨우는 경험은 생각보다 큰 재충전이 되었습니다.

 🧸지희 | 연천의 나룻배마을은 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정적과 여유가 깊게 스며 있는 공간이었어요. 두루미가 날아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아무 말 없이 풍경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자연이 주는 시간의 속도는 도시의 그것과 완전히 달랐고, 그 덕분에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어요. 그 공간에서 ‘지금 이 순간을 천천히 느껴도 괜찮겠다’는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유정 | 평소 자연이나 식물에 큰 관심이 있던 편은 아니었는데, 수목원에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아, 내가 몰랐던 세계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작나무의 이름 유래나 나무 껍질의 결 같은 이야기들은 신기할 정도로 제 속도를 잠시 늦추게 했고,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어요. 또 저는 원래 내향적인 성향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채우곤 했어요. 이번 참여로 ‘사람들 속에서 얻는 에너지’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희 | 자연 속에서의 시간 덕분에 늘 빠르게 결정하려던 습관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됐습니다. 저는 오히려 다른 참여자들에게 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 사실이 조금 놀라우면서도, 앞으로는 더 성숙한 시각을 갖고 삶을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이 생겼습니다.

 🐥유정 | 노원은 ‘문화도시’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동네예요. 계절마다 열리는 축제는 물론이고, 당현천 노원달빛산책처럼 지역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되는 행사도 많아요. 저도 종종 참여하며 작은 설렘을 얻곤 합니다. 그리고 곧 열릴 노원아트뮤지엄의 인상파 전시는 꼭 가보려고 해요. 무엇보다도 이런 문화적 풍요 속에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지희 | 저는 노원이 주는 ‘작은 여유’가 가장 좋아요. 조금만 걸어도 공원과 산책로가 있고, 퇴근 후 잠시 혼자 걷기만 해도 마음이 많이 정리되거든요. 요즘은 청년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들도 조금씩 늘고 있어서, 혼자 있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은, 그런 편안함이 이 동네의 매력인 것 같아요.

청년친화도시 노원이 되기 위해 어떤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정책은 종종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깔끔하게 정비된 당현천을 러닝했던 순간이나, 서울 기후동행카드 청년 할인을 받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순간도 다 정책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요. 누군가의 삶을 거쳐오면 비로소 실감나는 언어가 되는 게 정책이죠. 이번 청정 시간은 정책 소개를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제도를 설명하는 대신, 그 속에서 직접 움직이고 변화해온 한 청년의 체험을 전하고자 합니다. 정책이 동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또 한 사람의 성장에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를 읽으며 일상 속 미쳐 느끼지 못한 청년정책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노원에서 프리랜서로, 정책 참여자로, 다시 지역을 단단하게 채우는 청년 강사로 이어진 여정 속에 정책이 기회가 되고 지역이 무대가 되는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또다른 청년에게도 가능성의 문으로 닿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노원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는 문지호입니다. 현재 저는 청년정책네트워크 6기에서 링크어스 분과장을 맡아 활동하며,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스피킹 교육과 MC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노원은 저에게 ‘거주의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학교와 일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고, 노원은 말 그대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청년정책네트워크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권유로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회의에 참석하고 다양한 청년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정책이 작동하는 구조, 행정의 흐름, 그리고 청년정책이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조금씩 체감하게 됐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분과장으로 선출된 것도 이 변화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단순한 참여자에서 운영을 고민하는 자리로 올라오면서 지역 청년들의 고민을 더 귀 기울여 듣게 되었고 그 목소리를 어떻게 정책의 언어로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문장이 있습니다.
“나에게 좋은 정책이 곧 청년을 위한 좋은 정책이다.”

이 문장은 제가 활동을 이어가는 내적 기준이 되었고 저희 분과가 ‘청년 프리랜서 길잡이’를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프리랜서는 자유로운 만큼 제도적·행정적 지원에서 소외되기 쉽습니다. 저 역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겪었던 정보 부족, 계약의 어려움, 급여 정산의 불투명함 등 여러 현실적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제 경험이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이 정책 방향은 현실적이고 긴급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희 분과는 지역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커리어 기반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프리랜서로 출발하는 청년들이 최소한의 기본기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흐름은 제 개인 커리어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교육과 스피킹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노원에서 '고용노동부 청년성장프로젝트 소곤소곤 멘토링’ 강의를 제안받았고, 이는 지역 청년들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회였습니다.

멘토링 첫날의 분위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스스로의 진로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던 청년들, 말하기의 두려움 때문에 고민을 깊이 꺼내지 못하던 분들,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던 순간들까지. 그 과정에서 단순한 ‘스피킹 스킬 교육’을 넘어,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한 참가자가 “제가 가진 강점을 잊고 지내왔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다시 나를 찾은 것 같다”고 전해준 말은 제게도 큰 울림이었습니다. 강사라는 역할이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누군가가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발견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지역은 청년을 성장시키고, 청년은 다시 지역에 활력을 더한다’는 말이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실제 현장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역 안에서의 활동은 제 커리어의 폭을 넓혔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었으며, 다른 청년들의 변화와 성장을 가까이서 보며 저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은 때로는 불확실하고 혼자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역이라는 기반 위에서 활동할 때 그 불안정함은 공동체 안에서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노원 청년정책이 지향했던 방향, 즉 청년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지역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는 저의 경험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노원에서의 제 여정은 거주자에서 시작해 정책 참여자, 분과장, 그리고 청년 강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원은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니라, 제가 뿌리를 내리고 역할을 찾아가는 ‘성장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가 또 다른 청년에게 작은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게도 노원이, 그리고 이 지역의 정책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